(현판)망나니 음악천재가 되었다 完텍 [조별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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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아하는 가수가 인성 쓰레기였다.
근데, 이제 걔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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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가수 하지 말았어야 했다. 가수만큼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
다주는 노래를 정말 잘 불렀다.
랩, 발라드, 락, 아카펠라
다 잘했다. 정말 잘했다.
절묘한 리듬감에 기계 같은 음정. 고무줄 마냥 쭉쭉 늘어나는 음역대.
가수로서 필요한 거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건 ‘거의 모든’이라는 부분이다.
딱 하나 못했다.
제일 중요한 한 가지를 못했다.
‘음색. 시바 거.’
다주의 음색에는 개성이 넘쳤다.
여름을 기념해 해운대 앞바다에 범람하는 수해처럼 넘쳤다.
하지만 김동률처럼 든든한 저음도 아니고.
나얼처럼 예쁜 미성도 아닌.
찌질한 음색.
이른바 간신배 음색.
이완용이 울고 갈 정도로 나라 팔아먹은 음색이었다.
바야흐로 21세기.
딴 거 다 못 해도 가수는 음색만 좋으면 팔린다.
음색만 좋으면 된다. 딴 거 필요 없다.
음정 박자 못 맞춰도 된다. 까짓거 기계가 기깔나게 뽑아 준다.
음색만 좋으면 작곡가가 줄을 선다.
라이브?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상업 가수에게 필요한 역량이란 음색이 전부다.
TV를 볼 때면 늘 생각했다..
‘부러워 죽겠다. 부럽다 젠장 개부럽다.’
내가 더 노래 잘 부른다.
내가 더 노력했다.
땀을 흘려도 내가 한 번 더 흘렸고, 악보를 봐도 내가 한 번 더 봤다.
열정과 노력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다.
하지만 팔리는 건 언제나 음색이 특출난 놈이었다.
열정과 노력은 없는 놈의 변명거리, 혹은 있는 놈의 자기 포장에 불과했다.
그런 의미에서 특별히 재수 없는 놈이 하나 있었다.
‘원코인. 그 재수 없는 새끼.’
갈대처럼 뻗은 속눈썹에 붓으로 한 번에 그린 듯한 콧대.
조막만 한 머리에 시원시원하게 뻗은 기럭지.
그야말로 타고난 외모.
하지만 그건 전부 부가적인 요소에 불과했다.
원코인은, 싱어송라이터 원코인 그 자식은.
숨만 쉬어도 악기였다.
음색천재.
원코인을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이 재수 없는 새끼는
박자를 틀려도, 음정을 놓쳐도, 하다 못 해 삑사리가 터져도 음악이었다.
노래를 부를 필요도 없다.
라디오 방송에서 ‘안녕히 주무세요.’ 한 마디면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외모가 잘났는데 노래도 잘났다.
심지어 예능감마저 넘쳤다.
나중에는 연기도 하더니 한류스타에 등극하더라
‘인생 진짜 운빨좆망겜이네.’
재수 없다. 진짜 재수 없다.
한 대 때려주고 싶다.
가능하면 거실에 샌드백처럼 걸어놓고 심심할 때마다 한 대씩 때리고 싶다.
하지만 그런 다주도 처음부터 원코인이 싫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꽤나 좋아했다.
엄청 좋아했다.
광팬이었다.
신봉했다.
그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싱어송라이터 원코인, 후배 가수에게 갑질 논란
-싱어송라이터 원코인, 표절 논란. 데뷔곡부터...
-싱어송라이터 원코인,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
-싱어송라이터 원코인, 차트 조작…
-싱어송라이터 원코인, 성폭행 단톡방…
-싱어송라이터 원코인, 매니저 폭행.
‘미친 새끼야! 네가 무슨 범죄 종합 선물세트냐!’
옛말에 화무십일홍이라고,
촉망받던 싱어송라이터 원코인은 10년 만에 무너졌다.
평상시 얼마나 개망나니처럼 살았던 것인지, 어쩌다 터진 내부고발은 도화선에 불이 붙듯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를 파멸로 끌어내렸다.
다주는 더욱이 원코인의 열렬한 팬이었다.
오랜 세월에 거쳐 쌓은 신뢰감은,
단 일주일 만에 타오르는 배신감이 되었다.
‘개 같은 새끼. 나였으면 그따위로 안 살았어.’
그날은 유독 술맛이 썼다.
꿀꺽꿀꺽.
“크으.”
데구르르.
너무 많이 마셨다.
그리고 머리끝까지 차오른 술기운에 취해 눈을 감은 순간.
그 순간 떠오른 문구를.
다주는 보지 못했다.
[음악의 성좌가 당신에게 기회를 선사합니다.]
| firtues82 |
| 재미있게 보겠습니다^^ |
| 과제싫어 |
| 재미있게 보겠습니다^^ |
| ca7333 |
| 좋아요! GOOD~ |